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워싱턴 DC와 버지니아주 경계에 대형 기념아치(Triumphal Arch) 건립을 강행하려 하자, 해당 지방정부들이 일제히 법적 대응에 나섰다. 연방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 착공을 예고한 가운데 차단 소송이 잇따르며 법적 공방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워싱턴 DC와 버지니아주 정부는 31일 연방법원에 트럼프 행정부의 기념아치 건설 사업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 소송을 공동 제기했다. 이로써 해당 사업의 착공을 막기 위해 제기된 소송은 총 3건으로 늘어났다.
문제의 아치는 포토맥강을 가로질러 DC 중심부와 알링턴 국립묘지를 잇는 교량 인근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높이만 250피트(약 76m)에 달해, 자유의 여신상 본체와 횃불까지의 높이보다 100피트(약 30m) 이상 높다. 앞서 베트남전 참전용사 3명과 건축사학자 1명이 연방정부를 상대로 첫 본안 소송을 제기했으며, 담당 판사인 타냐 처트칸 연방법원 판사는 사업 일시 중단 명령(TRO) 여부를 심리 중이다.
브라이언 슈왈브 DC 검찰총장과 제이 존스 버지니아주 검찰총장은 소장에서 “공사가 시작되는 즉시 두 지역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지가 양 지역을 잇는 핵심 교통 요충지이자 수도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향후 3년간의 공사 기간 극심한 교통 체증과 포토맥강 수질 오염, 비상 구급 활동 방해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1월 67명의 사망자를 낸 공중 충돌 사고 등 지역 내 공동 긴급 대응 체계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연방정부는 오는 목요일 수도계획위원회(NCPC)의 최종 승인을 거쳐 당일 즉시 착공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정부 측이 최근 제출한 106페이지 분량의 설계안에 따르면, 12층 높이의 아치 상부에는 횃불과 영원의 불꽃을 든 날개 달린 자유의 여신 청동상이 서게 된다. 내부에는 전망대와 사무실, 승강기 및 화재지휘센터 등이 설치되며 주변 도로 망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백악관은 이번 신규 소송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착공 예정일이 다가옴에 따라 법원의 가처분 인가 여부가 이번 사업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