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RP 보고서… 가계 소득의 31% 차지, 저소득층은 소득 70% 이상 쏟아부어
아시안 가구 연평균 1만6700달러로 최고… 치매 환자 간병비 부담 더 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미국에서 노부모나 가족을 돌보는 이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노인협회(AARP)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을 간병하는 이들이 부담하는 연간 사비(Out-of-pocket) 지출액은 평균 1만 1,508달러로, 불과 5년 전에 비해 약 60% 급증했다. 이는 일반 가계 평균 소득의 31%에 달하는 수치로, 간병비가 가정 경제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브라 휘트먼 AARP 수석 부회장은 “식비부터 주거비, 의료비에 이르기까지 가족 간병인들이 감당하는 재정적 부담은 자신의 경제적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가족을 위해 식사 준비, 약 복용 관리, 병원 동행 등 일상적 돌봄을 제공하는 인구는 약 6,300만 명에 이른다. 지난 10년간 돌봄 노동에 종사하는 성인 수는 50%나 크게 증가했다. 이들이 제공하는 무급 노동 가치는 연간 약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소득 격차와 인종, 지역에 따른 간병비 부담의 불균형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소득 수준별로는 연 소득 4만 달러 미만의 저소득층 간병인이 가계 소득의 무려 76%를 간병비로 지출하고 있는 반면, 연 소득 8만 5,000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은 소득의 9~19%를 지출하는 데 그쳐 저소득층일수록 타격이 극심했다. 또한 치매(알츠하이머 등) 환자를 돌보는 경우 연평균 지출액이 1만 5,846달러까지 치솟았다.
인종별 지출액 조사에서는 아시안·태평양계(AAPI) 간병인이 연평균 1만 6,716달러(소득의 31%)를 지출해 모든 인종 중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흑인 간병인은 연평균 1만 3,565달러를 지출했으나, 이는 가계 소득의 52%에 해당해 소득 대비 부담 비중이 가장 높았다. 히스패닉계는 1만 684달러(29%), 백인은 9,806달러(24%) 순이었다.
지역별 차이도 컸다. 뉴욕·뉴저지·펜실베이니아 등 동부 지역의 연평균 간병비는 1만 5,845달러로, 아이오와·캔자스·미주리 등 중부 지역(7,955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아울러 직장에 다니면서 간병을 병행하는 이들의 대부분(약 3분의 2)이 근무 시간 단축이나 휴직 등 업무상 차질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AARP 보고서 연구진은 “가족 간병인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간병 관련 세액 공제, 유급 간병 휴가 확대, 정부 차원의 홈케어 지원 및 의료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