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노크 서부연구소 감정관 자격 시험 탈락이 발단결과 변경 사례 잇따라
무고한 피해자 발생 우려, 외부 전문기관 검증 착수·해당 연구소 감정 업무 중단
버지니아주 법과학청(DFS·과수연)이 수행한 총기 및 탄환 비교 감정 결과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돼 2,600건이 넘는 과거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미 일부 사건에서 감정 결과가 뒤바뀌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24년 초 버지니아주 과수연 산하 로아노크 소재 서부연구소의 총기 감정 책임자가 정기 숙련도 평가 시험에서 오답을 내면서 시작됐다. 과수연은 즉각 해당 책임자와 검증 담당자에 대한 직무 정지 및 재교육 조치를 취했으나, 이후 실시된 자체 내부 감사 과정에서 실제 재판에 제출된 탄환 감정 결과가 부실하게 작성된 정황이 추가로 포착됐다.
당국은 당초 ‘동일한 총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결론 내렸던 증거물에 대해 재검토를 거쳐 ‘판단 불가(Inconclusive)’로 수정한 데 이어, 또 다른 사건에서는 탄환의 강선 특징이 달라 ‘서로 다른 총기에서 발사됐다’며 기존 결과를 완전히 뒤집었다.
이에 따라 과수연은 퇴직한 전직 감정 책임자가 담당했던 2,173건과 검증 담당 직원이 맡았던 497건 등 총 2,670건의 총기 감정 사건을 재검토 대상으로 분류하고, 일선 검찰과 경찰 및 변호인 측에 일괄 통보했다. 현재 과수연은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 컨설팅 업체인 ‘론 스미스 앤 어소시에이츠’에 검증을 의뢰한 상태다.
이번 오류의 주요 원인으로는 감정관의 ‘맥락적 편향(Contextual Bias)’과 표준 절차에서 벗어나는 ‘인식적 이탈(Drift)’ 현상이 지목됐다. 분석관이 특정 결론에 맞춰 증거를 해석하거나 오랜 관행으로 인해 기준이 완화되면서 오판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파문이 확대되자 로아노크 서부연구소는 지난해 4월부터 총기 및 총기 흔적(Tool mark) 비교 감정 업무를 전면 중단했으며, 관련 공인 인증도 취소됐다. 현재 해당 지역의 총기 감정 물량은 리치몬드 인근 중앙연구소와 노퍽, 매너새스 등 타 지역 연구소로 이관되어 처리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는 법적 공방으로도 번지고 있다. 당국으로부터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뒤 사직한 전직 여성 과학자는 “내부 비리를 고발하고 정당한 결과 수정을 요구하자 당국이 불이익과 보복성 인사를 단행했다”며 주 정부와 과수연 수뇌부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알카 로만 버지니아주 법과학청장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사법 시스템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의구심이 제기된 사건은 물론 관련된 모든 사건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