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학부모 단체 "외견상 중립적인 추첨제, 실제론 아시아계 차별" 소송
하급심 기각 뒤 대법원 수리… "인종 중립 입시 기준의 위헌성 가릴 분수령"
연방 대법원이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MCPS)의 중학교 매그넷 프로그램(우수 특화 과정) 입학 추첨제가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학부모 단체가 제기한 상고를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명문 공립교 입시 제도를 둘러싼 인종 차별 논란이 다시 연방 대법원의 판단대에 오르게 됐다.
연방 대법원은 19일, 아시아계 학부모들로 구성된 '교육공정성협회(Association for Education Fairness)'가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의 심리 요청을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외견상 인종 중립적인 입시 정책이 특정 인종 집단의 합격률을 전체 지원자 비율 대비 감소시켰을 때, 이를 헌법상 인종 차별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문제가 된 제도는 2021-2022 학년도부터 타코마파크, 이스턴, 로베르토 클레멘테,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등 몽고메리 카운티 내 4개 중학교의 인문학 및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매그넷 프로그램에 도입된 추첨식 선발 방식이다. 원고 측을 대리하는 공익법률단체 파시픽법률재단(PLF)의 크리스 키저 선임 변호사는 "특정 집단의 입학을 늘리기 위해 지리학적 요소 등을 대리 지표로 삼는 것은 결국 다른 집단을 차별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이는 연방 대법원이 대학 입시의 인종 차별적 입학 정원제를 위헌으로 판결한 취지에 전면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청의 릴리아나 로페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이번 심리는 인종 중립적 입시 기준을 다투는 법리적 기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구하는 과정"이라며 "교육청은 연방 대법원의 재판 절차와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흔들림 없이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심인 메릴랜드 연방법원과 2심인 제4연방항소법원은 원고 측이 입증한 자료만으로는 정책 자체가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명백히 불균형한 불이익을 주었거나 차별적 의도로 제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소수계 권익 단체들과 카운티 내 인권 단체들은 해당 추첨 제도가 과거 소외되었던 흑인 및 히스패닉계 학생들의 교육 기회를 넓히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2018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상기 매그넷 프로그램 내 흑인 및 히스패닉계 입학생 비중은 추첨제 도입 이후 학교별로 30%~40%선까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몽고메리 지부 등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개혁은 그간 소외되었던 학생들에게 문을 열어준 조치"라며 제도 유지를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명문 토머스 제퍼슨 과학고(TJ) 입시 제도 개편안에 대해 연방 대법원이 지난 2024년 2월 심리를 거부했던 사례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대법관 상당수는 하급심 판결을 존중했으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 등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간접적 인종 차별 문제 역시 대법원이 엄격하게 가려야 한다"며 강한 반대 의견을 남긴 바 있다.
연방 대법원이 몽고메리 카운티 매그넷 입시 사건을 최종 심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미 전역 공립학교의 특화 프로그램 및 우수교 선발 기준 설정에 중대한 법적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 대법원의 구체적인 구두 변론 일정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