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 민간권리법 위반 진정 접수… 폭발물 위협·자택 앞 폭죽 테러까지 발생
교직원·교육청의 미온적 대처 지적하며 "구체적·체계적 재발 방지책 마련 촉구"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의 공립 고등학교에서 유대계 학생을 향한 극심한 반유대주의적 혐오와 집단 따돌림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유대계 권익 단체가 미 연방 정부에 정식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대되는 모양새다.
인권 단체 ‘루이스 D. 브랜다이스 법·인권 센터(The Louis D. Brandeis Center for Human Rights Under Law)’는 20일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공립학교(MCPS) 내 정통파 유대인 학생이 겪은 반유대주의적 가해 행위와 교육청의 부실한 대응을 조사해 달라며 미 연방 교육부 산하 민권국(OCR)에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진정서에 따르면 해당 학생은 노스우드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동급생들로부터 "더러운 유대인"이라는 모욕적 언사 및 동전 던지기 등 지속적인 괴롭힘에 시달렸다. 지속되는 가해를 견디다 못한 학생은 인근 몽고메리 블레어 고등학교로 전학을 감행했으나, 모욕과 혐오 표현은 전학 후에도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의 이스라엘 유학 계획을 악의적으로 유포하고 이스라엘 국방군(IDF) 입대 루머를 퍼뜨리는가 하면,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수호자", "자이오니스트(Zionist)"라는 낙인을 찍어 전교생 차원의 집단 따돌림을 주도했다. 교내 벽면에는 반유대주의적 그라피티가 지속해서 게시되었으며, 유대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반(反)자이오니스트 사상 검증’까지 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는 지난 4월 극단으로 치달았다. 피해 학생이 위치 공유형 교내 게임인 '시니어 어새신(Senior Assassin)'에 참여하던 중,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로 "더러운 자이오니스트, 너를 폭파하겠다"는 폭발물 테러 위협을 받았다. 전화가 끊긴 직후 자택 앞에서는 실제 폭죽이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해, 집 안에 있던 피해 학생과 어린 동생들이 극심한 공포에 떨며 숨어있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은 이 사건 이후 심각한 정신적 충격으로 등교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브랜다이스 센터의 사라 골라벡-골드만 법률 이사는 "피해 학생은 평범한 학창 시절과 청소년기를 완전히 빼앗겼다"며 "한 개인의 삶에 돌이킬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긴 사건"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진정은 MCPS 교육청이 연방 민간권리법 제6조(Title VI of the Civil Rights Act)를 위반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함이다. 해당 조항은 연금 지원을 받는 교육 기관이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에 따른 차별과 괴롭힘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현장의 한 교사는 학교 측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교육청과 소통했으나, "학교의 관할 권한과 대응 범위를 둘러싸고 교육청으로부터 혼선된 지침을 받았다"며 교육 당국의 미온적이고 혼란스러운 대처를 지적했다.
골라벡-골드만 이사는 "개별 사건에 대한 일회성 처벌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유대인 학생을 비롯한 모든 소수계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교육청 전반의 체계적인 시스템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방 교육부 민권국은 접수된 진정서를 바탕으로 기초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상태다. MCPS 측은 안전 조치 및 행정적 개입을 시도했다고 해명했으나,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라는 언론의 취재 요청에는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