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의무화 속 발전 시설 확충 외면

주택용 전기요금 전국 3위 기록

에너지 기금 5억 달러 이상을 일반 예산 적자 매우기에 사용

주택용 전기요금이 미국 내 최상위권으로 치솟은 메릴랜드주에서 주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의무화 제도로 거둬들인 막대한 자금을 일반 예산 적자를 메우는 데 전용해 온 것으로 드러나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주의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치솟는 공과금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뼈아픈 현실을 시인했다. 글로벌 분쟁이나 지역 전력 시장의 변화, 치솟는 수요 등 에너지 가격을 밀어 올리는 모든 요인을 주 정부가 직접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주 지도자들이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비용과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타깝게도 현재 주 지도부의 안일한 대응 속에 메릴랜드 주민들은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주택용 전기요금을 감내하는 처지에 놓였다.

실종된 현실적 에너지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은 수치로 명백히 증명된다. 메릴랜드주에는 더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력 공급원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주 지도자들은 공급업체들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비즈니스 및 규제 환경을 조성하지 않은 채 신재생에너지 의무 사용 비율만 높여왔다. 그 결과 2023년 1월부터 2026년 6월 사이 메릴랜드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약 40%나 급등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폭 중 하나이자 인근 주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정책적 균형 상실은 '전략에너지투자펀드(SEIF)'라는 주 정부 기금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메릴랜드는 전력 공급업체들에 일정 비율 이상의 신재생에너지를 확보하도록 요구하며, 크레딧이 부족할 경우 공급업체들은 대체 준수금(ACP)을 납부해야 한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전기요금 인상 형태로 주민들에게 전가된다. 기금이 조성된 2008년 이후 납부액은 수직 상승하여, 2022년 8,660만 달러였던 기금은 불과 2년 만에 3억 6,230만 달러로 4배 이상 폭증했다. 주 예산 당국은 2026회계연도와 2027회계연도에도 매년 3억 3,69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의회예산처(DLS) 역시 신재생에너지 의무 기준을 충족할 추가 발전 용량이 확충되지 않는 한 이 납부금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거듭된 경고에도 아나폴리스(주의회)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주 예산 분석가들조차 '예산 구제용'이라고 비판하는 방식으로 SEIF 기금이 유용되고 있다. 지난 2년간 5억 달러 이상의 돈이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나 요금 인하가 아닌 주 정부의 재정 적자를 메우는 데 엉뚱하게 흘러 들어갔다. 목적성 기금이 정치권의 쌈돈처럼 유용된 셈이다.

기업을 직접 창업하고 운영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비용은 계속 치솟는데 정책이 의도한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조속히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과 업계에서는 메릴랜드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명확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포용하는 '전방위적 전략'으로 주 내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력 생산을 공격적으로 늘려야 한다. 둘째, 에너지 정책을 통해 조성된 재원은 오직 주 내 발전량 확충, 신뢰성 제고, 주민 부담 경감에만 사용되어야지 주 정부의 무관한 지출을 메우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메릴랜드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모든 결정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주의 에너지 의무 기준과 정책은 명백히 통제할 수 있다. 진정한 리더십은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