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700가구 주상복합 개발권 포기 신청서 제출
공사비 상승·금리 인상에 "사업성 악화… 개발 불가"
‘1960년대 초 현대화 신호탄’ 역사적 부지, 빈터로 남을 위기
개발권 승인 탓에 세금만 급등… 세금 부담 줄이려 개발권 철회
워싱턴 DC와 맞닿은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의 핵심 상업지구인 로슬린(Rosslyn)에서 추진되던 대형 주상복합 재개발 사업이 고금리와 공사비 폭등 등 ‘마크로 경제(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넘지 못하고 끝내 무산됐다.
10일 부동산 개발사 스넬 프로퍼티스(Snell Properties)의 계열사인 ‘에임스 센터 LC(Ames Center LC)’는 알링턴 카운티 당국에 1820 및 1830 포트 마이어 드라이브(Fort Myer Drive) 부지에 대한 기존 개발 승인권(Site Plan 1)을 포기하고 종결하겠다는 서류를 제출했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로슬린의 상징적 건물이었던 옛 에임스 센터(Ames Center) 오피스 빌딩과 인근 주유소·교회 합철 부지를 철거하고, 740가구 규모의 주거용 타워 2개 동과 신축 교회, 상업시설을 짓는 대형 재개발 사업이었다. 지난 2021년 알링턴 카운티 이사회의 승인을 받으며 탄력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기존 오피스 빌딩 철거 후 땅을 고르는 작업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사업은 멈춰 섰다. 고금리 기조 장지화와 인플레이션, 수입 자재 관세 인상 등으로 건설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개발사 측 법률 대리인인 케드릭 위트모어 변호사는 담당관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프로젝트의 총개발 비용이 완성 후 예상 가치를 대폭 상회하게 됐다"며 "현 상황에서는 승인된 계획대로 건물을 지을 방법이 없으며, 프로젝트 추진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개발사가 사업 권리를 전격 포기한 데에는 폭등한 ‘재산세 부담’도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알링턴 카운티 공시 가치 기록에 따르면, 해당 부지의 올해 감정 평가액은 5,800만 달러(한화 약 77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5,710만 달러는 2021년 승인받은 주거용 재개발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치다. 건물을 짓지도 못하고 땅을 놀리는 상황에서, 개발 허가가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매년 수십억 원대의 ‘세금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개발사 측은 "미래 활용 계획이 새롭게 수립될 때까지 부동산에 설정된 개발 권리를 해제하고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 과세 표준을 현실화하려는 것"이라며 포기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이 좌초된 에임스 센터 부지는 로슬린 지역 재개발 역사에서 상징성이 매우 높은 곳이다. 1962년 승인된 ‘Site Plan 1’을 통해 1960년대 중반 들어선 에임스 센터는, 공장과 도축장 등이 밀집해 있던 과거의 로슬린을 현대적인 오피스 단지로 탈바꿈시킨 ‘초석’ 역할을 했다.
지역사회에서는 로슬린의 원조 랜드마크 부지가 당분간 흉물스러운 공터로 남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현지 부동산 업계는 이번 사업 포기가 로슬린 전체 재개발 동력의 완전한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인근의 다른 대형 주거 타워 개발 및 호텔 재개발 프로젝트들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거나 연내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에 드리운 고금리와 자금난 여파가 여전한 만큼, 다른 중소형 재개발 프로젝트 역시 유사한 좌절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