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스 수브라마냠 하원의원, 입지 제한·특수 요금제 담은 법안 발의
주민들 “전기료 폭등·소음 고통”… 트럼프의 ‘AI 발전론’에 강력 반발
명실상부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인 북버지니아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무분별 확장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급격한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부족과 환경 오염, 전기요금 폭등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정치권이 국가 차원의 강력한 규제책 마련에 나섰다.
버지니아주를 지역구로 둔 수하스 수브라마냠 연방 하원의원(민주당)은 전날 애쉬번 디스커버리 초등학교 앞에서 지역 정치인 및 주민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데이터센터 개발에 대한 전국 단위의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한 법안 4건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회견이 열린 애쉬번 일대는 ‘데이터센터 앨리(Data Center Alley)’로 불리는 곳으로, 라우던 군에만 올해 3월 기준 233개 이상의 데이터센터가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이다.
수브라마냠 의원은 데이터센터에 둘러싸인 초등학교 전경을 가리키며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놀면서 데이터센터의 소음을 그대로 듣고 있으며, 고압 송전선과 소음에 시달린 일부 주민들은 마을을 아예 떠나는 방안까지 고민하는 실정”이라고 현지의 심각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데이터센터가 경제적 효자 노릇을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수브라마냠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부르지만, 우리 공동체에 데이터센터는 지역 사회를 위협하는 ‘트로이 목마’가 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등 대용량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해 대규모 전력망을 깔면서 왜 일반 가정이 그 인프라 비용을 전기료 폭등 형태로 부담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번에 발의된 입법안의 핵심은 빅테크 기업 등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전력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주(州)정부가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을 대상으로 '특수 전기 요금제'를 신설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주거지, 학교, 역사 공원 인근에는 데이터센터 및 고압 송전선 설치를 법적으로 제한하고, 신규 인허가 시 인근 주민에 대한 영향과 전력·용수 소비량을 엄격히 심사하도록 했다. 나아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국토안보부(DHS)가 데이터센터 송전선 지하화(지중화) 사업을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수브라마냠 의원은 미·중 AI 패권 경쟁을 위해 데이터센터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테크 업계와 정부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당장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주민들에게 거창한 패권 다툼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지역 주민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이번 달 청구될 전기요금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