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혁명의 그늘이 청년 고용 시장을 강타했다. 수년간 대학 문턱을 넘어 전문직을 꿈꾸던 대졸 초년생들은 극심한 ‘취업 절벽’에 가로막힌 반면, 학학 학위가 없는 비학사 청년들은 현장 기술직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노동 시장의 수급 구조가 AI 도입과 고령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근본부터 흔들리는 모양새다.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노동시장 연구기관 버닝글라스연구소의 최신 분석을 인용해 22~34세 청년층의 학력별 실업률 양극화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22~34세 대졸 청년층의 실업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대유행기를 제외하면 지난 20여 년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같은 연령대의 비학사(고졸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손에 꼽힐 만큼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 같은 기현상의 primary 원인으로는 ‘AI의 사무직 대체’가 꼽힌다. 그간 기업들이 신입 대졸자들에게 맡기던 데이터 정리, 문서 작성, 기초 분석 등의 초급 사무 업무를 AI 프로그램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이 대졸 신입 채용 자체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자는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데, 이들이 들어갈 ‘사무실 문’은 AI가 닫아걸은 셈이다.

■ 22~34세 청년층 학력별 노동 시장 현황

[대졸 청년층 (학사)]

- 주요 직종: 사무직, IT 기초, 금융·전문직 초년생

- 현 주소: AI 기술 대중화로 초급 사무직 소멸 → 구직난 심화

- 실업률: 금융위기·팬데믹 제외 20년래 최고 수준

[비학사 청년층 (고졸 이하)]

- 주요 직종: 건설, 제조업, 외식·숙박, 현장 서비스업

- 현 주소: 베이비부머 은퇴+대면 노동 선호 → 구인난 심화

- 실업률: 과거 대비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 유지

반면 몸을 직접 움직이거나 사람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현장 일자리는 비학사 청년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산업 현장을 지키던 고령의 베이비부머 숙련공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AI나 로봇이 당장 대체하지 못하자 현장 기술 인력의 가치가 몸값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건설, 제조업, 음식·숙박 등 대면 서비스업에서의 채용 증가세가 눈에 띈다. 미 연방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8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업 부문 일자리는 단 한 달 만에 5만 9,000개나 급증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온기'와 '실제 육체 노동'이 필요한 분야로 자금이 몰리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구조다.

노동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용 시장의 지각변동이 단기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문직 신입 일자리 소멸이 장기화될지, 아니면 로봇공학의 발전으로 결국 생산·서비스직마저 자동화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막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에게 기존의 상아탑식 눈높이를 고집하기보다 전략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노동 경제학자는 "대졸 구직자들은 대도시의 전통적인 사무직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구인 수요가 살아있는 지방이나 융합형 현장 관리직 등으로 시야를 적극적으로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