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석권’ 노리는 민주당, 트럼프·공화당에 맞불

하급심 번복하고 주민투표 승인… 투표용지 요약본 재작성 명령

2028년 총선 판도 지각변동 예고… 유일한 공화당 앤디 해리스 의원 겨냥

오는 11월 미 연방 하원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세 대결 속에서, 메릴랜드주 주민들이 선거구 재획정 권한을 다루는 주 헌법 개정안을 직접 결정하게 됐다.

메릴랜드주 대법원은 지난 목요일, 민주당이 추진해 온 선거구 재획정 관련 헌법 개정안(Question 3)을 오는 11월 주민투표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해당 안건의 투표 부의를 막아섰던 1, 2심 하급심 판결을 전격 뒤집은 결정이다. 다만 대법원은 주민들이 읽게 될 투표용지 내 개헌안 요약문은 보다 명확하게 재작성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주도의 선거구 재획정 움직임에 맞서 사수전을 펼치는 민주당에 단비 같은 승리로 평가받는다. 개헌안 찬성 운동을 이끄는 '파이트 백 MD'의 네드 밀러 수석 전략가는 "법원에서의 승리는 첫 걸음일 뿐"이라며 "트럼프에 맞서 11월 주민투표에서 3호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주 전역에서 유권자 설득 캠페인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메릴랜드주에 배정된 8개 연방 하원 의석 중 7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이번 개헌안이 통과되더라도 당장 올해 치러지는 중간선거 선거구가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승인을 받게 되면, 민주당은 오는 2028년 총선에서 8개 의석 전체를 싹쓸이할 수 있도록 선거구를 새롭게 그릴 수 있는 법적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민주)는 지난 8월 임시 의회를 전격 소집해 해당 개헌안의 주민투표 부의를 가결시킨 바 있다. 이번 개헌안의 핵심은 지난 2022년 법원이 민주당의 선거구 재획정안에 대해 "극단적 정당 게리맨더링의 산물"이라며 위헌 판결을 내렸던 법적 근거를 무력화하는 데 있다.

당시 법원은 구역의 압축성과 자연적 경계 준수를 규정한 주 헌법 조항이 연방 하원 선거구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했으나, 이번 개헌안은 해당 구획 기준을 '주 의회 선거구'에만 한정하도록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헌안이 최종 가결될 경우 주 의회는 체사피크만을 넘나드는 등 자유롭게 선거구를 조율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메릴랜드 내 유일한 공화당 소속이자 보수성향 하원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는 앤디 해리스 의원의 지역구가 결정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급심 재판부는 민주당 의원들이 개헌안을 부의하는 과정에서 주 법이 정한 마감 시한(7월 1일 서기광 보고 및 15일간의 주민 의견 수렴 기간)을 지키지 않았다며 절차적 하자 이유로 투표 부의를 금지했으나, 주 대법원이 이를 최종적으로 뒤집으면서 11월 표결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