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언-넥스트에라, 670억 달러 규모 인수합병 추진
하슈미 부지사, 주 전역 순회 공청회… 민심 수렴 나서
주지사 직권 개입 선언 속 주 승인기구(SCC) 결정에 눈길
버지니아주 최대 전력회사인 도미니언 에너지가 플로리다 기반의 에너지 거두 넥스트에라(NextEra)와 추진 중인 670억 달러(약 93조 원) 규모의 초대형 합병안을 두고 미국 수도권 일대가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미 전역에서 손꼽히는 공룡 전력기업이 탄생하지만, 시장 독점에 따른 폐해와 요금 인상을 우려하는 지역 사회의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가잘라 하슈미 버지니아주 부지사는 지난 3일 라우든 카운티 스털링에서 첫 주민 공청회를 열고 민심 수렴에 나섰다. 하슈미 부지사는 이달 중 로어노크, 리치먼드, 샬럿스빌 등 주 내 주요 거점 도시 4곳을 추가로 돌며 현장 의견을 직접 들을 계획이다.
하슈미 부지사는 공청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70억 달러에 달하는 이번 거래가 버지니아의 전력 지형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이 결정이 과연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엄중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병 승인 권한을 가진 버지니아주 국가기업위원회(SCC)에 심사 기간을 연장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 현장에서는 전기요금 폭등과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의 무분별한 증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애시번 주민 비키 허씨는 지난 6년간 전기요금이 이미 두 배로 올랐다며, 기업의 이윤만을 극대화할 초대형 합병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노스버지니아 일대에 밀집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주거지와 학교 인근을 관통하는 대형 송전선이 추가로 들어설 것이라는 공포감이 주민들 사이에 깊게 형성되어 있다.
정치권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러셋 페리 주 상원의원은 라우든과 포키어 카운티가 거대 전력 기업의 통로로 전락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SCC 심사 과정에서 합병 저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단언했다.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자 주정부도 전례 없는 대응에 나섰다. 애비게일 스판버거 버지니아 주지사는 최근 주정부 차원에서 피심의인(Intervener) 지위를 확보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는 주정부가 합병 당사자인 양사 경영진을 상대로 직접 청문과 질의를 진행하며 심사에 전면 개입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미국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이번 인수합병의 최종 승인 권한은 버지니아주 국가기업위원회가 쥐고 있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과 주정부의 직권 개입 속에서 규제 당국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미 동부 지역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