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가입자 24% 급감… ‘보조금 만료’에 보험 포기 속출

주정부, 1억 5000만 달러 긴급 편성했으나 “장기 지원은 한계”

메디케이드 근로 요건 강화까지 맞물려… 농촌 병원 폐업 위기

미국 연방정부의 저소득층 건강보험 지원 혜택이 종료되면서 버지니아주에서만 올 들어 10만 명에 가까운 주민이 건강보험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의 연방 보조금 연장 합의 실패가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 폭등으로 이어지면서 미 전역으로 의료 사각지대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버지니아주 건강보험거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8만 9000명에 달했던 연방건강보험법(ACA·일명 오바마케어) 가입자 수는 이번 주 기준 29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불과 1년 만에 가입자의 24.1%에 달하는 9만 4000명이 보험을 해지한 것이다.

이 같은 급감세는 미 의회가 오바마케어 프리미엄(보험료) 보조금 연장안을 끝내 처리하지 않고 시한을 만료시킨 여파다. 연방 빈곤선(FPL) 기준 중저소득층에 지급되던 보조금이 끊기자, 월 보험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자진 이탈자가 속출했다. 케빈 패챗 버지니아주 건강보험거래소 이사는 “올 1분기에만 역대 최대 폭의 가입자 이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태가 악화하자 버지니아주 의회는 예산 1억 5000만 달러(약 2000억 원)를 긴급 편성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오는 11월 시작되는 신규 가입 기간부터 빈곤선 138~250% 구간의 주민에게 월 보험료의 약 70%를 지원하는 한시적 보조금 프로그램을 운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정부 재정만으로는 연방의 공백을 메우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로드니 위렛 주하원의원은 “주 예산의 3분의 1을 보건의료 분야에 투입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이를 수년간 지속하는 것은 재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설상가상으로 연방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개편까지 맞물리며 보건 체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미 의회의 조정법안(Reconciliation bill) 통과로 버지니아주 메디케이드 가입자 200만 명 중 50만 명 이상이 매년 근로 요건 증명 등 까다로운 행정 심사를 받게 됐으며, 합법 이주민 5800여 명은 지원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다.

여기에 향후 10년간 주 내 메디케이드 연방 지원금이 310억 달러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정난에 봉착한 지역 농촌 병원 13곳이 폐업이나 서비스 축소 위기에 내몰렸다. 연방정부가 농촌 보건 지원 기금 1억 22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으나, 전문가들은 대규모 예산 삭감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