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이 지방 자치단체와 미 이민통관거독청(ICE) 간의 협력을 제한하려던 버지니아주의 신설 법안에 대해 일시적 집행 정지(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기존에 체결된 연방 이민 단속 협력 프로그램은 법정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차질 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리치먼드 소재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로버트 페인(Robert Payne) 시니어 판사는 지난 8월 31일, 버지니아주가 신규 법안의 핵심 조항을 연방 이민 담당관이나 연방 기관에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기존 '287(g) 연방 이민 협정'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명하는 예비적 금지 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발령했다.
287(g) 협정은 일정 교육을 이수한 주 및 지방 경찰관에게 연방 이민 단속 권한의 일부를 위임하는 제도다. 앞서 버지니아주 의회는 기존 협정에 대해 9월 1일까지 법원 워런트 필수 소지, 학교·종교시설·법원 인근 단속 제한 등 12가지 엄격한 조건으로 수정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구했으며, 이행되지 않을 경우 협정을 무효화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연방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기존 287(g) 협정을 맺고 있던 지방 지자체들은 수정을 거치지 않고도 협력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재판부는 기존 협정 유지는 승인하면서도, 287(g)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없는 신규 지자체가 새로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금지한 주법 조항은 그대로 유지했다.
페인 판사는 판결문에서 "버지니아주의 새 법안은 연방 헌법의 '계약 조항(Contract Clause)'과 연방법의 우위를 규정한 '최고 법률 조항(Supremacy Clause)'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가처분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제이 존스(Jay Jones) 버지니아주 법무장관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존스 장관은 "주 의회는 한정된 지방 행정·경찰 재원이 연방정부의 고유 업무인 이민 단속에 남용되는 것을 막을 권한이 있다"며 "연방법원의 이번 가처분 결정을 유예시키기 위한 신청과 함께 즉각 항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법적 공방은 최근 워싱턴 DC 외곽을 중심으로 연방 당국의 이민 단속이 대폭 강화되는 가운데 벌어져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홈랜드안보부(DHS)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일대에서 수행된 대대적인 ICE 단속 작업을 통해 총 1,328명이 체포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