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인 북버지니아 일대에서 데이터센터의 무분별한 확장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생활 터전을 옮기는 주민 이탈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8월 27일 지역 부동산 업계 발표에 따르면, 페어팩스, 라우든,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등 그동안 글로벌 IT 공룡들의 데이터센터를 적극 유치해 왔던 북버지니아 핵심 지역에서 최근 주거 환경 악화를 이유로 타주 이주를 선택하는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다.
페어팩스 지역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데이터센터 시설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고유의 저주파 웅웅거림 소음과 확인되지 않은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수십 년간 살아온 보금자리를 떠나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단순한 환경 오염을 넘어 지역 사회 본연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특히 라우든 카운티 등지에서는 "예전의 고즈넉하고 쾌적했던 전원 환경이 산업 지대로 변했다"는 허탈감이 확산되면서, 고유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지역을 찾아 이주를 결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북버지니아는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소화하는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의 중심지’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폭발로 급증한 데이터센터로 인해 심각한 전력·용수 고갈 문제와 백업 디젤 발전기 가동에 따른 대기 오염 우려 등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페어팩스 카운티의 경우 전체 데이터센터의 55%가 주거지 반경 200피트(약 60m) 이내에 밀집해 있어 주민들과의 물리적 마찰이 지속되는 구조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현상이 주택 시장의 세대교체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한인 부동산 관계자는 "환경 변화에 민감한 기존 주민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한편, 풍부한 고소득 IT 일자리와 우수한 주거 인프라를 보고 새로 유입되는 신규 직주근접 수요도 여전히 탄탄하다"며 "북버지니아 주택 시장은 당분간 '주거 쾌적성'을 찾아 떠나는 이탈 수요와 '직주근접'을 노리는 유입 수요가 서로 교차하며 재편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