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예산감축법(H.R. 1) 후폭풍… 내년부터 메디케이드·SNAP 자격 요건 대폭 강화
취약계층 50만 명 ‘근로 증빙’ 비상… 자격 박탈·행정 누수 차단에 주정부 사활
푸드스탬프 주 부담 75%로 급증… 지방 중소병원 연쇄 파산 우려도
내년부터 시행되는 연방정부의 대대적인 복지 제도 개편을 앞두고 버지니아주가 저소득층의 혜택 박탈을 막기 위한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연방 차원의 자격 기준 강화로 수십만 명의 주민이 의료·식비 지원 중단 위기에 내몰리자 주정부 차원의 총력 방어선 구축에 나선 것이다.
에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는 25일,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제도(메디케이드)와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푸드스탬프)의 자격 상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정명령 20호(Executive Order 20)’를 전격 발령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미 의회를 통과한 예산조정법안(H.R. 1)의 후속 여파다. 법안은 감세 조치 연장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메디케이드와 푸드스탬프의 수혜 자격을 대폭 엄격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버지니아주의 메디케이드 가입자 약 200만 명 중 50만 명 이상이 내년부터 매년 근로 이력을 증빙하고 복잡한 재확인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합법 이민자 5,800여 명은 메디케이드 가입 자격을 완전히 잃게 되며, 75만 명에 달하는 SNAP 수혜자 역시 한층 까다로워진 자격 심사를 거쳐야 한다.
주정부는 복잡해진 절차 탓에 자격이 있음에도 혜택을 놓치는 ‘행정 누수’를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단순한 서류 미비나 절차상의 문제로 주민들이 의료 사각지대에 내몰려선 안 된다”며 “적기 치료를 놓쳐 응급실로 직행하는 사태가 늘어나면 결국 주 전체의 의료비 상승과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명령 20호에 따라 버지니아주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 지원책을 즉각 가동한다.
직관적 안내 체계 구축: 대상자 눈높이에 맞춘 '쉬운 언어(Plain-language)' 중심의 개편안 안내 및 홍보 강화
민간·공공 혜택 연계: 메디케이드 탈락자를 주정부 지원 오바마케어(ACA) 대체 건강보험으로 즉각 매칭
취업·교육 패스트트랙: 근로 요건 충족을 돕기 위한 직업 훈련·인턴십·자원봉사 프로그램 대폭 확대
통합 데이터 대시보드: 복지 혜택 및 지역 보건 자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연방 정부의 복지 지출 축소는 주정부와 지역 의료기관의 재정난으로 직결되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부터 연방과 주정부가 반씩 부담하던 SNAP 운영비 중 주정부 분담률이 75%까지 급증한다. 여기에 연방 정부가 주정부 메디케이드의 주요 재원이던 '의료 제공자 세금(Provider Tax)' 한도를 축소하면서, 주 내 병원들이 체감하는 재정적 타격은 수십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마빈 피구에로아 버지니아 보건인적자원부 장관은 “법 개정으로 인한 자격 상실은 불가피하더라도, 안내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청 기한을 놓쳐 발생하는 ‘서류상 실패’가 의료 위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버지니아 병원·보건협회(VHHA) 측은 이번 조치로 인해 취약계층의 무료 진료 전담 병원과 취약지역 중소병원들의 경영악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취약 지역 병원 13곳 이상이 도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