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진 개정안에 제동… 보수 진영 손 들어줘 판사 "입법 시한 위반 및 오해의 소지 있는 문구 사용"

메릴랜드주 법원이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추진하던 연방 하원 선거구 재획정 관련 주 헌법 개정안의 11월 주민투표 부의를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선거구 재획정 움직임에 맞서려던 민주당의 전국적인 구상에 또 다른 차질을 가져왔다.

26일 메릴랜드주 수도 아나폴리스의 앤어런델 카운티 순회법원 로버트 톰슨 판사는 민주당이 발의한 주민투표 안건(Question 3)을 오는 11월 3일 조기투표 및 본투표 용지에서 제외하라고 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명령했다. 다만, 법원은 주 대법원 항소 절차를 고려해 판결의 효력을 일시 정지했다.

현재 메릴랜드의 연방 하원 8개 의석 중 7개를 점유하고 있는 민주당은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의 주도로 지난 8월 특별회기를 열어 공화당이 보유한 마지막 1개 의석(앤디 해리스 의원 구역)까지 확보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해 왔다.

해당 개정안은 선거구가 압축적이어야 하며 '자연적 경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헌법상 요건이 주 의회 선거구에만 적용되고 연방 하원 선거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체서피크만을 넘나드는 선거구를 재획정해 공화당 강세 지역을 무력화하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톰슨 판사는 보수 단체 '오버사이트 프로젝트(Oversight Project)'와 공화당 주 의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톰슨 판사는 주 의회가 자체 설정한 7월 1일 요약본 제출 시한을 위반했으며, 주민투표 문구에 단순 '명확화(clarifies)'라는 표현을 사용해 투표자를 오도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방 하원 재획정 소송의 관할권을 주 대법원에 부여하는 별개의 내용을 포함시켜 '단일 안건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올해 들어 민주당과 공화당은 2030년 정기 재획정 이전에 선거구를 다시 그리는 '중간 재획정(mid-decade redistricting)'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버지니아주에서도 절차적 하자 이유로 민주당 주도 개정안이 무효화된 바 있으며, 캘리포니아와 유타, 텍사스, 플로리다 등 전국 각지에서 양당의 선거구 재획정 주도권 싸움이 심화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