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주가 중증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법원 명령을 통해 강제 치료를 이행하게 하는 ‘지원형 외래치료(AOT·Assisted Outpatient Treatment)’ 프로그램을 전격 시행한다. 치료 거부로 인한 재입원과 범죄 노출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와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메릴랜드주 보건부는 볼티모어시, 안아룬델 카운티, 이스턴쇼어 지역을 시작으로 AOT 프로그램을 1차 도입한다고 밝혔다. 주정부는 시범 운용을 거쳐오는 2027년 7월까지 메릴랜드 내 모든 관할 지역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중증 정신질환자의 의료진과 가족, 지인 등 연고가 있는 관계자는 해당 환자의 법정 강제 치료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순회법원에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조울증이나 조현병 등 중증 정신질환의 경우 환자 스스로 치료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병식 결여’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주정부는 법적 틀을 통해 지역사회 기반의 지속적인 치료를 유도함으로써 입원과 수감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입장이다. 미나 세샤마니 메릴랜드 보건부 장관은 “이번 프로그램은 환자의 일상적 치료 거부와 실질적 회복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입체적 해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률의 실체적 강제력과 인권 침해 가능성을 둘러싼 반발도 만만치 않다. 장애인 권익 옹호 단체들은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 외래 치료’는 의학적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단속과 집행 과정에서 공권력과의 충돌로 인한 2차 트라우마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행정·재정적 불확실성도 과제로 남았다. 메릴랜드 내 24개 기초 지자체는 구체적인 집행 가이드라인 부족을 이유로 자체 프로그램 개발을 포기하고 전적으로 주정부에 운용을 위탁한 상태다.

여기에 최근 주정부가 입법을 통해 오는 2028 회기연도부터 AOT 서비스 비용의 25%를 카운티 정부에 분담시키고, 2031년까지 지자체 부담률을 100%로 끌어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재정 마찰이 가시화되고 있다.

메릴랜드 카운티 연합회(MACo) 측은 “사전 협의 없는 갑작스러운 비용 전가”라며 반발하면서도 “윤리적 측면과 재정적 효율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정부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