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무효 판결에 맞불… 법적 공방 2라운드 예고
백악관·임콜 메모리얼 이어 수도 수도 경관 개조 속도
워싱턴 DC의 대표적 문화예술 공간인 케네디센터 이사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건물 외벽에 다시 추가하고, 2년간 건물을 전면 폐쇄하는 안건을 다시 의결했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케네디센터 하원 당연직 이사인 조이스 비티 의원(민주·오하이오)과 변호인단은 이사회가 목요일 표결을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연방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표기와 폐쇄 조치를 무효화한 판결을 사실상 우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비티 의원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법원의 판결을 회피하려는 명백한 시도이자 의회가 제정한 법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라며 "국가적 보물인 케네디센터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쿠퍼 워싱턴 DC 연방법원 판사는 지난 5월 케네디센터 외벽에 설치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현판이 불법적으로 부착되었다고 판결하고 철거를 명령했다. 또한 7월 5일 자로 예정됐던 건물 폐쇄 조치에 대해서도 이사회의 사전 의결이 "정보가 부족하고 성급하게 결론 내려졌다"며 중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철거되었으나, 현재 해당 외벽 자리는 대형 방수포로 덮여 있는 상태다.
트럼프 재선 임기 들어 케네디센터는 대통령 권력 행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부상했다. 첫 임기 당시 케네디센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 복귀 직후 기존 경영진을 교체하고 자신을 이사장으로 선임한 이사회를 새로 구성했다. 이후 건물 외벽에 자신의 이름을 즉시 부착했으나 법원의 제동을 받았다.
이번 케네디센터 관련 행보는 워싱턴 DC의 도시 경관을 대대적으로 개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동관(East Wing)을 철거하고 대형 연회장(Ballroom) 신축을 추진 중이나, 항소법원이 의회 승인 미비를 이유로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리자 대법원 상고를 예고한 바 있다. 또한 링컨 기념관 인공못(Reflecting Pool) 리모델링 사업 역시 녹조 발생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케네디센터 측은 건물 노후화에 따른 전면 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맷 플로카 케네디센터 집행위원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4월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누수로 인해 강철 구조물이 휴지처럼 얇게 부식되었고, 800톤급 냉동기를 비롯한 주요 설비가 수십 년 지나 교체가 시급하다"며 "부분 수리보다는 2년간 전면 폐쇄 후 일괄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중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동일 안건을 재의결함에 따라, 케네디센터의 트럼프 대통령 명칭 사용과 장기 폐쇄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공방은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