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단으로 파산 위기" 지역 주민·정치권 "학군·상권 근처 안 돼" 강력 반발

메릴랜드주 하워드 카운티 엘크리지(Elkridge) 지역에 추진 중이던 연방 이민 당국 시설 건립 사업이 법원의 결정으로 다시 추진된다. 하워드 카운티 정부가 주관하던 공사 중단 조치에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면서다.

연방법원 메릴랜드 지법 아담 에이블슨 판사는 개발업체 ‘제네시스 스트래티직 원(Genesis Strategic One LLC)’이 하워드 카운티 정부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시설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명령했다.

법원은 카운티 정부의 허가 취소 조치로 개발업체가 치명적인 재정적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에이블슨 판사는 판결문에서 "개발업체 측이 이미 2,1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한 상황에서 공사가 중단되어 매일 약 5,000달러의 이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완공 후 연방정부로부터 받을 예정이었던 월 13만 2,000달러의 임대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파산 위기에 처한 업체의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막기 위해 가처분 인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카운티 정부가 이미 승인했던 건축 허가를 번복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카운티 정부는 지난해 기존 오피스 빌딩을 연방 홈랜드안보부(DHS) 산하 이민단속국(ICE) 사무실 및 임시 구금 시설로 전환하는 계획을 승인했으나, 올해 2월 이를 전격 취소했다.

캘빈 볼 카운티 군수 등 지자체 관계자들은 해당 사업이 주민 공청회 없이 승인되었으며 학교, 공원, 쇼핑센터 등과 너무 가깝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카운티 의회 역시 민간 업체의 구금 시설 허가 신청을 금지하는 비상 조례를 즉시 통과시켰다. 이에 반발한 개발업체 측은 지난 3월 카운티 정부가 연방 기관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지역 주민들과 지역 정치권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하워드 카운티 특성상 주민들의 관심과 우려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시민단체 '인디비저블 하워드카운티MD' 측은 "지역 주민들은 우리 동네에 이러한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혀왔다"며 "시설 건립을 막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지역구의 클래런스 램 메릴랜드주 상원의원도 "주민들의 뜻에 반하는 실망스러운 판결"이라며 카운티 정부 차원의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연방 홈랜드안보부(DHS) 측은 인력 증원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DHS 대변인은 "최근 법안 통과로 ICE 단속 요원이 1만 2,000명 늘어나는 등 전체 인력이 120% 증가했다"며 "늘어난 인력을 수용하기 위한 공간 확보는 당연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하워드 카운티 정부는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공식 입장을 아끼고 있으나,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만큼 항소 등 후속 법적 절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