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250피트(약 76m) 높이의 대형 기념아치(이하 개선문, Triumphal Arch) 건립안이 워싱턴 D.C. 주요 역사적 유적지의 가치와 조망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국립공원관리청(NPS)의 공식 평가 보고서가 나왔다.
4일 국립공원관리청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금빛 개선문이 조성될 경우 링컨 기념관과 메모리얼 브리지, 아를링턴 국립묘지 내 아를링턴 하우스(과거 로버트 E. 리 장군 저택)를 잇는 역사적·상징적 시각 축(Sightline)이 단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NPS는 "메모리얼 에비뉴 회랑은 남북전쟁 이후 남과 북의 화해와 통합을 상징하기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국가적 유산"이라며 "거대한 아치가 들어설 경우 인근 수십 개 유적지 간의 시각적·공간적 균형과 역사적 정체성이 크게 변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업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한 연방 우수미술위원회(CFA)와 수도계획위원회(NCPC)에서 일보 후퇴 없이 일관되게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연방 정부 기관인 국립공원관리청이 직접 유적지 훼손 우려를 제기함에 따라 오는 9월 예정된 NCPC의 최종 심의 과정에서 막대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이번 아치 건립안은 법적 공방으로도 확산된 상태다. 참전용사들과 역사학자로 구성된 원고단은 "의회의 승인 없이 국립공원관리청 부지에 대형 기념물을 건립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 대리인 퍼블릭 시티즌의 니콜라스 산소네 변호사는 "국립공원관리청 스스로가 이 프로젝트의 파괴적 영향력을 인정한 것은 재판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백악관 측은 이번 NPS 보고서 발표와 관련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